<p></p><br /><br />코로나가 덮치며, 외롭게 살던 사람들은 사회와 더 거리를 두어야 했습니다. <br> <br>안타깝게도 혼자 숨지는 무연고 사망자들이 늘었는데요. <br> <br>마지막 목소리도 남기지 못한 슬픈 고독사 현장을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"코로나19 유행으로 친구나 이웃과 교류할 기회가 많이 줄었습니다. <br> <br>어르신들로 북적였던 경로당은 이렇게 폐쇄됐는데요. <br> <br>소통과 교류가 줄어든 우리 주위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. <br> <br>현장으로 갑니다." <br><br>서울 강동구의 빌라에서 7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20일. 악취가 난다는 집주인의 신고가 있었습니다. <br> <br>이 노인의 모습은 앞서 2주간 동네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[인근 주민] <br>"가끔 뵌 적 있었거든요. (집) 앞에도 자주 안 나오셨어요." <br> <br>구청과 주민센터에서 주기적으로 안부 전화나 가정 방문을 했지만, 외로운 죽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. <br> <br>[주민센터 관계자] <br>"확인 전화할 때도 보면 공원 산책하고 운동도 한다고 하고 꽤 (건강이) 괜찮은 편이었는데." <br><br>코로나19가 발병한 지난 2년간 독거노인들의 고립은 심해졌습니다. <br> <br>[80대 노인] <br>"(경로당) 요즘 다 닫았잖아. 요즘 안 열어. 집에 있으면 가만히 드러누워서 TV 보고, 자고 그러니까 건강이 안 좋아지지." <br> <br>소통 단절은 고령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. <br> <br>고독사한 40대 남성의 유품을 거두는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. <br> <br>[김새별 / 유품정리사] <br>"이런 상황이면 (숨진 지) 2주 정도 되셨을 것 같아요. 소통만 많이 있었다면 금방 주변에서 (알고) 늦게 발견되는 일은 없었을 텐데…." <br> <br>집에서는 마지막까지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자필 메모와 함께 수십 개의 술병이 발견됐습니다. <br> <br>[인근 상인] <br>"퀴퀴한 냄새가 나서 주민이 신고했다는데. 거기 아저씨가 술 사러 오고 그러는데 제가 보기엔 되게 (건강이) 안 좋아 보이더라고요." <br><br>연고가 없거나 경제적 이유로 시신 인수를 포기한 '무연고 사망자'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20% 늘어났습니다. <br><br>[김새별 / 유품정리사] <br>"코로나 이후로는 40~50대 중장년층의 고독사가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. 본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주변에 어려운 소리도 못하고 스스로 주변 사람들을 밀어내다 보니까…" <br><br>무연고 사망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위탁을 받아 시민단체와 장례업체가 유족 대신 장례를 지냅니다. <br><br>[현장음] <br>"외롭고 힘들었을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영원히 가시는 길이 아쉬워 이렇게 술 한 잔 올려드렸습니다." <br> <br>영정사진이 없는 액자가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라는 걸 알려줍니다. <br> <br>공영장례 지원 조례가 없는 지자체에서는 이런 장례 절차도 없습니다. <br> <br>애도의 시간 없이 곧바로 화장되기 때문입니다. <br> <br>[김민석 / 공영장례 지원단체 팀장] <br>"모든 인간이 존엄하게 태어났다면 마무리도 당연히 존엄해야 하고. 고인을 애도할 수 있는 권리는 모두가 가져야 하는 보편적 권리이기 때문에." <br> <br>사회적 단절이 부른 고독사는 코로나 시대의 또다른 그늘이 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.<br> <br>PD : 김남준 장동하<br /><br /><br />정다은 기자 dec@donga.com